정상 담판만 남았다는 방증 관측…오후에 확대정상회담 열릴 수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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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오전 회담은 남북 모두 2명만 배석한 상태로 진행됐다.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진행된 오전 회담에서 우리측은 문 대통령 왼쪽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른쪽에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앉았다.

북측에서는 김 위원장 왼편에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오른편에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통전부장)이 배석했다.

임 비서실장과 서 원장에 대응해 각각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철 통전부장이 나선 셈이다.

남북의 공식 수행원이 각각 7명과 9명인데도 2명씩만 배석해 오전 회담을 시작한 것은 핵심 멤버만 추린 소규모 구성으로 정상 간 밀도 있는 협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이 그동안 고위급회담과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채널 등을 통해 공식·비공식적으로 의제 협의를 이어온 만큼 사전에 충분히 조율이 이뤄졌다면 배석자를 굳이 늘릴 필요 없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담판을 짓는 일만 남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양측 간 사전조율을 통해 충분히 논의가 정리됐다면 배석자를 굳이 늘릴 이유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2대2 배석은) 웬만큼 정리됐다는, 정상 간 결단만 남았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실무적으로 정리된 내용을 양 정상이 담판 짓는 자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나머지 수행원들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전 회담이 이뤄지는 동안 외교와 국방 등의 분야별로 수행원들이 따로 만나 의제와 관련한 세부 논의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군사적 긴장완화를 포함한 평화정착,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해당 분야의 남북 인사들 사이에 회담 의제와 향후 이행방안 등과 관련한 전반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강경화 외교부 장관,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리용호 외무상이 대상이다.

긴장완화를 포함한 평화정착 의제로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정경두 합참의장, 리명수 군 총참모장·박영식 인민무력상이 카운터파트다.

남북관계 개선 분야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대응한다고 볼 수 있다.

남북이 각자 오찬을 마치고 나서 오후에는 이들 수행원 일부를 포함한 확대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오전에 이뤄진 정상 간 큰 틀의 논의와 공감대를 토대로 합의문 도출에 앞서 실무자들이 회담장에 추가 배석하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오후 회담에는 오전과 달리 배석자가 추가돼 세부 내용 논의에 실무진이 의견을 내는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