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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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년간 자신의 핵심정책으로 내세웠던 ‘핵·경제 병진노선’을 전격 종료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이라는 새로운 노선을 발표했다. 김정은 체제의 이 같은 변화는 당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정상국가’ 이미지 구축을 본격화하고, 남북한 정상회담 및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제재 국면 정면 돌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2013년 3월 당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을 공표했다. 당시 북한은 병진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후 4번의 핵실험, 90여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을 강행했다. 국제 사회는 북한의 이 같은 무력시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대북 제재로 맞섰다.

북한의 노선 변경은 이 같은 대외적 요인과 더불어 내부에서 “핵무력 완성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일 전원회의에서 “당의 병진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과정에 ‘임계전 핵시험과 지하 핵시험,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초대형 핵무기와 운반수단개발’을 위한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여 핵무기 병기화를 믿음직하게 실현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 예전과는 다른 파격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북한의 덩샤오핑’이 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덩샤오핑이 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의 정상회담, 과감한 개혁·개방에 나선 것에 빗댄 것이다. 정 실장은 “김정은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될지 여부는 한국과 미국 등 국제 사회가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북한의 경제발전 기회 제공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