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지워지는 '파란색 영수증' 주의보 !
직장인 박모씨(30)는 최근 회사로부터 출장비 일부를 받지 못했다.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 모아 둔 영수증의 글씨가 지워져서다. 회사 측에 사정을 설명했지만 “영수증 없이는 비용 보전을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박씨 사례처럼 영수증 내용이 지워져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파란 글씨 영수증이 늘면서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2주 전 모아 둔 영수증 중 유독 파란색 잉크로 쓰인 영수증은 내용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다 지워졌다”고 푸념했다.

파란 영수증이 늘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환경규제 정책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이유로 잉크 생산 업체 기준을 까다롭게 바꿨다. 이 때문에 오염 물질 배출 기준을 초과하거나 천연 원료 사용을 늘리라는 환경개선 정책을 따라가지 못한 잉크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공급 감소로 검은색 잉크 가격이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파란색 잉크를 수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란색 잉크는 검은색 잉크에 비해 성분 특성상 휘발성이 강하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파란색 잉크가 검은색 잉크에 비해 10% 더 빨리 지워지는 성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