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명예회장
정상영 명예회장
1958년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막냇동생 정상영(현 KCC 명예회장)은 금강스레트공업이란 회사를 세웠다. 당시 정주영 회장은 스물두 살인 막내의 창업을 반대했다. 더 배워서 나가라고 했다. 다른 동생들은 한참 일을 배워 한라, 성우, 현대산업개발 등으로 독립했다. 하지만 정상영 회장은 사업에 확신이 있었다. 경제가 발전하면 집부터 개량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강스레트공업은 주택 현대화 작업에 맞춰 슬레이트 지붕 등을 생산하며 성장했다.

KCC가 1일 창립 60년을 맞았다. 직원 7명과 생산설비 한 대가 전부였던 KCC는 현재 직원 5000여 명, 매출 6조원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계열사로는 토목·건설업을 하는 KCC건설(옛 금강종합건설),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함께 세운 자동차용 유리 생산업체 코리아오토글라스(KAC), 금강레저 등이 있다. 국내에 15개 공장과 21개 영업소, 해외엔 16개 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다.

KCC는 별도의 60년 행사를 열지 않고 ‘KCC 60년의 발자취’를 발행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 화보집에는 건축자재로 사업을 확대하고 1976년 사명을 금강으로 바꾼 후, 1989년 건축·자동차·선박용 도료 등을 생산하는 고려화학과 합병한 장면 등이 모두 들어 있다.

정몽진 회장은 “KCC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다”며 “새로운 60년, 또는 그 이상의 미래를 찾기 위해 과거의 발자취를 돌아봐야 한다”고 화보집 발간의 의미를 설명했다.

KCC는 창호, 유리, 석고보드, 무기단열재, 천장재, 바닥재, 도료 등을 개발·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건축자재업체다. ‘홈씨씨인테리어’라는 브랜드로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리모델링 사업도 하고 있다. 각종 반도체용 봉지재(반도체 소자를 보호하는 부품)와 접착제, 실리콘 원료 등 전기·전자 첨단 부품 소재로도 사업영역을 넓혔다.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2000년부터 경영 일선에 나섰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