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민주당, 정부개헌안 아닌 독자 개헌안 내놔야"
"300만 당원 총궐기해야"…'국민저항운동'도 검토키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개헌안이 발의된 26일 '좌파의 폭주'를 막는 국민저항운동을 검토하겠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그동안 공개적인 당 회의 석상에 참석하지 않아 왔던 홍준표 대표도 이날은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정부 개헌안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강력 반발…"국민 저항운동 검토"
홍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를 '사회주의 헌법개정쇼'라고 규정했다.

그는 "오늘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체제 변혁을 위한 사회주의식 헌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면서 "국회와 상의하지 않은 대통령의 일방적 개헌안 발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 대해 "해방 이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 독재 대통령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홍 대표는 "이번 헌법개정쇼는 앞으로 관제 언론을 통해 좌파 시민단체들과 함께 합세해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한국당은 만반의 준비를 해 좌파 폭주를 막는 국민저항운동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3일에 걸쳐 홈쇼핑 광고하듯 개헌쇼를 한 청와대가 법제처 심사도 하는 둥 마는 둥, 국무회의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문재인 관제 개헌안'을 오늘 국회로 던진다"고 공세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안을 놓고 반나절 심사 후 의결을 거쳐 국회로 던진다니, 법률안이나 대통령령을 바꾸더라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판이다.

개헌을 얼마나 가볍고 우습게 여기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당 개헌특위 위원장인 주광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개헌안 발의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오늘 이낙연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거치더라도 이미 문 대통령의 직속위원회에서 만들고 민정수석이 발표했으니 오늘 회의는 그야말로 심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통과를 위한 요식행위"라고 꼬집었다.

당 대변인들도 잇달아 논평을 내고 정부 개헌안 발의를 비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졸속 중의 졸속으로 만들어진 개헌안은 내용은 사회주의, 절차는 국민 무시, 의도는 지방선거용"이라며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오욕으로 남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고리를 끊고 미래 대한민국으로 가기를 염원했던 국민의 기대를 철저하게 말살했다"고 말했다.

홍지만 대변인은 "이 총리가 의장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개헌안이 순식간에 의결됐다.

심의는 심사하고 통의한다는 것인데 심의는 했느냐"면서 "북한 최고인민회의나 다를 바 없다.

독재정권에 영합하던 30년 전 국무회의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권력의 환관이며 비열한 자들"이라며 "'앉아'하면 앉고, '물어'하면 그냥 물어뜯는 권력의 개들"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한국당은 전날 장외투쟁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은 개헌 관련 대국민 여론전 수위도 바짝 끌어올릴 계획임을 밝혔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개헌의 뚜껑을 열고 보니 우리 국민이 의아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면서 "특정 세력과 집권당을 위한 개헌이라면, 우리 300만 한국당 당원은 총궐기를 통해 이를 막아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부터 새로운 경각심을 갖고, 정부 개헌안 내용에 대해 잘못된 것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설득시키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들이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후 열린 회동에서 27일부터 개헌협상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신경전은 여전히 치열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국회에서 국민 개헌안을 만들려면 민주당이 개헌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민주당은 '대통령 개헌안이 곧 민주당 안'이라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개헌안은 발의되면 국회가 수정할 수 없다"면서 "(결국 민주당이 정부개헌안을 밀어붙이면) 사실상 국민 개헌안을 국회에서 협상하지 말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