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용 압구정 재건축 통합협의회 회장(압구정 5구역 재건축추진위원장·사진)은 “독선적인 정치인 한 명 때문에 한강변 경관이 훼손돼선 안 된다”며 이처럼 말했다. 권 회장은 1995년부터 2006년까지 12년간 강남구청장을 지냈다. 양재천변을 공원화하고 압구정 현대백화점 옆 용지를 서울시로부터 매입했다. 현재 압구정 5구역 재건축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14일 통합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그는 규제 철폐를 위해 “국내 대형 8개 설계업체에 50층 높이 설계를 의뢰했다”고 소개했다. 8개 업체는 세계 유수의 설계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계안을 마련 중이다. 여기서 채택된 안과 서울시 35층안을 두고 다음달 한강변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할 예정이다. 권 회장은 “35층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으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서울시장 후보와 한강변 구청장 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한강변 주민은 35층 규제 철폐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협의회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철폐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그는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여서 위헌 소지가 있고 재산세 등 다른 세금과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과이익 환수 대신 공공기여를 통해 이익 일부를 지역에 환원할 생각이다. 권 회장은 “올림픽대로가 가로막은 한강 둔치와 압구정동을 잇는 녹색 오버브리지(구름다리)를 공공기여로 조성하겠다”며 “서울 시민들이 한강까지 100년, 200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통합협의회 회장 추대와 관련해 “시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나섰다”며 “오래전부터 한강 경관을 살리고 한강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