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26일 오후 3시21분

SK그룹의 민간 발전 계열사 SK E&S가 국내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인 경기 파주시 파주천연가스발전소 운영사 파주에너지서비스의 지분을 매각한다. 100% 자회사인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일부를 팔아 신규 LNG 발전 사업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마켓인사이트] 알짜 자회사 지분 매각 나선 SK E&S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 E&S는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10여 곳에 투자설명문(IM)을 최근 보냈다. 매각 대상은 SK E&S가 보유한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100% 가운데 경영권을 제외한 지분으로, 30~49%가 검토되고 있다. JP모간과 법무법인 세종이 매각주관사를 맡았다.

국내외 에너지 관련 기업과 인프라 펀드 등 대체투자 전문회사 등이 인수 후보로 꼽힌다. 국내 인수 후보로는 민간 발전사인 대전열병합발전을 보유한 맥쿼리와 2014년 SK E&S로부터 평택·김천·전북 등 3개 발전 자회사를 총 1조2000억원에 사들인 하나금융투자 등이 우선 거론된다.

파주에너지서비스의 2017년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520억원, 1010억원이다.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1410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EBITDA가 2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분 30~49%의 가치는 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SK E&S 관계자는 “인수 후보가 제시하는 가격에 따라 거래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매각대금은 경기 여주 등 신규 LNG 발전소의 설비투자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주에너지서비스는 발전설비 용량이 1.8기가와트(GW)인 국내 최대 LNG 발전소다. 국내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1.6%를 차지한다. 국내 80여 개 LNG 가스발전소 가운데 전기공급 순위(급전 순위)는 4위권이다. IB업계에선 정부의 탈원전 및 석탄화력발전 감축 정책 등의 영향으로 LNG 발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인 실적 전망이 밝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 E&S가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경영권과 무관한 지분은 매각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라”는 SK 내부 방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또 다른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와 SK바이오팜 등도 상장(IPO)과 상장 전 지분 매각(프리 IPO) 작업을 하고 있다.

58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작년 1~3분기에 파주에너지서비스가 지급한 이자비용은 총 280억원으로 순이익(625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SK E&S는 파주발전소 외에 광양천연가스발전소와 하남발전소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