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사용자 리뷰에 따라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토스트 굽는 기기가 아니다"는 것이다.
디애틀랜틱'은 2017년 진행된 레이놀즈 저널리즘 연구소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이용자 설문조사가 언론매체의 권위에 대한 유일한 결정요소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얻었고, CBS, USA투데이, 뉴욕타임스 등은 중간을 약간 웃도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IT 전문매체인 버즈피드와 극우 언론매체로 분류되는 브레이트바트, 우익성향 매체인 폭스 등은 낮은 신뢰등급을 얻었다.
디애틀랜틱은 "이런 여론조사 방법이 출판물의 이데올로기 정도를 알아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유사한 이데올로기를 가진 출판물이 가진 매우 다른 편집 표준과 자원을 반영하지는 못한다"면서 "이념성 매체라 해도 매우 엄격한 편집기준과 나름의 표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사에서 매우 나쁜 평점을 얻은 버즈피드는 "뉴스는 소비자의 리뷰로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토스터가 아니다"면서 "직접 경험으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뉴스에 대한 소비자의 리뷰를 바탕으로 한 등급 책정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뉴스에 나타난 매체의 의견은 사회 정치적 문제에 대한 강한 정서적 애착에 의해 좌우된다"면서 "뉴스에 대해서는 사실을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전문가에 의한 신뢰평가를 제안했다.
또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매체 RT.com의 경우 사용자들은 RT.com이 무엇인지 몰라 등급을 매길 수 없지만, 이 매체를 잘 알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등급 책정 조사에 참여해 좋은 등급을 매기게 되면 결국 RT.com은 뉴스피드의 상위에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나 NBC, CBS 등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매체이고 언론 윤리도 잘 정립된 언론사들이지만, 페이스북의 이용자 설문조사가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라면서, 최근 한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이들에 대한 찬반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다고 주장했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매우 우수한 자사 직원들을 놔두고 이용자들에게 언론의 등급 책정을 맡기는 것은 매우 페이스북답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이용자에 의한 언론 등급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분열이 난무한 세상에서 널리 신뢰받는 뉴스 출처가 어디인지를 어떻게 고르냐는 난제를 두고 씨름해왔다"며 평가 방법을 둘러싼 고민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으나 그런 방식은 불편한 면이 있다"면서 또 "외부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얻는 방식도 검토했는데 이를 통해서도 객관성의 문제를 풀 수는 없을 것 같았다"며 이용자 조사 방법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