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3일 오후 9시50분

KEB하나은행이 SK하이닉스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외환은행 시절인 2002년 6월 출자전환으로 하이닉스 주식을 취득한 이후 15년여 만의 주주 지위 청산이다.

SK하이닉스는 3일 KEB하나은행이 자사 주식 470만7573주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9월 말 SK하이닉스가 분기보고서에서 공개한 보유 주식 470만7573주, 지분 0.65% 전량을 처분한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21일부터 12월27일까지 3개월 동안 하루 최대 76만8000주를 매각하는 등 꾸준히 지분을 줄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처분 단가는 주당 7만5000~8만9000원으로 모두 3868억여원어치다.

KEB하나은행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하이닉스의 출자전환으로 한때 19.62% 지분을 보유한 뒤 꾸준히 주식을 처분해왔다. 2011년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엔 지분을 일부 팔고 잔여 물량은 의결권 위임 계약을 맺어 SK텔레콤의 의사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이번 매각으로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의결권 지분은 1511만여 주(20.76%)에서 1464만여 주(20.11%)로 감소했다. 2014~2015년에는 500만 주를 블록딜(대량 매매)로 매각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 시행을 앞두고 지분 매각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IFRS9 도입 이후에는 주식 매각차익을 순이익으로 인식할 수 없어 2017년 내 상장주식을 처분하는 게 경영실적 제고 측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100원(1.44%) 오른 7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7년에만 주가가 73.83% 올랐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