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후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줄고 전세는 늘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주택 거래 건수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의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아파트 가격이 일정 기간 안정기조로 접어들면서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이사는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급등하면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대체 주거지인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해 하반기에는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연립·다세대주택 거래량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2 대책' 후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줄고 전세는 늘었다
◆8·2대책 후 매매거래 급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 거래 건수는 5만5567건으로 2016년(6만1595건)에 비해 9.8% 감소했다. 지난해 1~8월에는 월평균 5016건이 거래됐지만 8·2대책 발표 이후 9~12월에는 3859건으로 줄었다. 서울 자치구별 매매 거래 건수는 은평구가 5417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3710건) 송파구(3042건) 순으로 전통적 주택 밀집지역의 거래량이 많았다.

오피스가 많고 신축이 어려운 중구는 290건 거래에 그쳤고 종로구(719건) 성동구(736건) 영등포구(796건)도 700건대의 비교적 적은 거래량에 그쳤다. 전세 역시 송파구(5899건)와 강서구(4555건)의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이들 지역은 강서구는 마곡지구, 송파구는 지하철 9호선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주택 신축도 많았던 지역이다. 2017년 서울에서 신축주택의 전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도 강서구와 송파구였다.

면적별 거래 빈도는 매매의 경우 전용면적 40~60㎡의 거래 비중이 가장 많았고, 전세는 40㎡ 이하 소형 주택의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매매는 40~60㎡가 2만1075건으로 전체 거래의 44.0%를 기록했고 40㎡ 이하 1만5552건(32.5%), 60~85㎡가 9741건(20.4%), 85㎡ 초과가 1509건(3.2%)을 차지했다.

지난해 거래된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2억4837만원이었다. 매매가가 가장 높은 구는 강남구로 5억1054만원이었고 용산구가 5억135만원, 서초구가 4억872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이 낮은 구는 도봉구가 1억5363만원, 강북구가 1억6237만원, 노원구와 강서구가 각각 1억8000만원대였다.

◆전세 거래는 늘어

매매 거래와 달리 전세 거래는 2016년 6만6006건에서 지난해 7만626건으로 7.0% 증가했다. 면적별 거래 비중은 40㎡ 이하가 44.8%, 40~60㎡ 36.6%, 60~85㎡ 16.0%, 85㎡ 초과 2.6% 등으로 매매거래에 비해 주택의 크기가 작을수록 높았다. 김혜현 이사는 “매매는 상대적으로 3~4인 가족 단위 거주가 많고 전세는 독신이나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가 많은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는 평균 전세가가 1억8679만원으로 매매가격의 75.2% 수준이었다. 전세가격이 높은 구는 서초구가 2억7512만원, 강남구가 2억6605만원, 종로구가 2억2234만원이었고 전세가 낮은 구는 노원구가 1억2710만원, 도봉구가 1억3032만원, 강북구가 1억3646만원으로 강북권 3개구의 매매·전세가격이 모두 낮았다.

김 이사는 “정부 규제로 올해 아파트 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립·다세대주택 역시 매매보다는 전·월세 위주 거래가 더 많고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