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부정적 시각이 새해 연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전망치는 96.5를 기록, 20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했다.

외환위기 당시 1996년 7월부터 1999년 1월까지 31개월 연속 기준치 아래에서 맴돈 이후 최장 기록이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작년 11월 89.9로 최저 수준이던 BSI 전망치는 지난 6월 99.1까지 상승한 뒤로 다시 떨어져 내내 90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기업 경기전망, 새해에도 부정적…"대내외 부담 가중"
한경연에 따르면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에 이어 내년에도 긴축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이런 이유로 내년에 글로벌 경기 관련 부정적 요소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적으로는 법인세율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 가중을 우려했다.

한국은 내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반면 미국은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1%로 낮추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비용 증가와 법인세 인상에 따른 투자 둔화를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으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0.2%p(포인트) 낮은 3.0%로 제시한 바 있다.

내년 1월 전망치를 업종별로 구분하면 제조업(95.8)은 전월(93.2)보다 올랐으나 비제조업(97.2)은 전월(100.5)보다 하락했다.

또 내수(96.7), 수출(96.5), 투자(97.5), 자금사정(95.2), 재고(100.3), 고용(99.2), 채산성(97.0)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12월 BSI 실적치는 97.2로, 역시 32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하며 부진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92.6)이 전월(92.4)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비제조업(102.8)은 전월(95.2)에 비해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내수(101.8), 투자(101.5), 고용(100.8)이 호조를 기록한 반면 수출(96.0), 자금사정(99.7), 재고(102.5), 채산성(96.5)은 부진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해 3%대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지만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과 법인세,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내년부터 기업 부담 가중이 현실화할 것"이라며 "'반짝 성장'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경기전망, 새해에도 부정적…"대내외 부담 가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