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CD 핵심부품 '유리기판' 증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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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미루다… 파주 공장에 3000억 투자
생산성·수율 문제로 고전
설비 매각까지 검토하다 올해 생산 안정화 성공
"LG디스플레이 수혜 클 듯"
생산성·수율 문제로 고전
설비 매각까지 검토하다 올해 생산 안정화 성공
"LG디스플레이 수혜 클 듯"
LG화학이 5년간 미뤄오던 유리기판 공장 추가 투자에 나선다. LCD(액정표시장치)의 중요 부품인 유리기판 가격을 안정시켜 LG디스플레이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유리기판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최근 마련해 LG그룹 지주사인 (주)LG에 보고했다. 투자액은 3000억원으로 정했다. 당초 발표한 7000억원에 비해서는 투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LG화학은 2012년부터 LCD에 들어가는 유리기판을 경기 파주에서 생산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LCD에는 두 장,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는 한 장 들어간다. 색과 빛이 발생하는 소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관련 시장 규모는 17조원으로 미국 코닝과 일본 아사히글라스, 일본전기초자 등이 과점하고 있다.
LG화학은 독일 쇼트사 기술을 도입해 2009년부터 관련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관계사인 LG디스플레이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세계 1위인 디스플레이용 편광판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도 사업 진출의 이유였다. 양산 시작과 함께 추가 증설을 통한 생산량 증대 계획을 내놓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생산성과 수율 등의 개선 속도가 기대를 밑돌며 어려움을 겪었다. 도입한 생산 기술이 경쟁사들에 비해 낙후돼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때 설비를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려됐다. 5년간 추가 투자가 미뤄지게 된 이유다.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에서 옮겨온 정철동 정보전자소재사업 본부장(사장)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정 본부장은 생산 안정화에 힘을 쏟아 수율과 생산성을 경쟁사 대비 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감가상각비용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이 올해 처음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불안한 구석도 있다. 하반기부터 LCD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유리기판 가격을 끌어내릴 우려가 높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OLED에는 유리기판이 LCD에 비해 절반만 들어간다. LG화학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유리기판 증설은 관계사인 LG디스플레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닝 등 주요 유리기판 생산업체들의 판매단가를 끌어내리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실적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지만 LG그룹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분야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본격적으로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들기를 바라지 않는 기존 업체들이 유리기판 판매 단가를 함부로 올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고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유리기판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최근 마련해 LG그룹 지주사인 (주)LG에 보고했다. 투자액은 3000억원으로 정했다. 당초 발표한 7000억원에 비해서는 투자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LG화학은 2012년부터 LCD에 들어가는 유리기판을 경기 파주에서 생산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LCD에는 두 장,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는 한 장 들어간다. 색과 빛이 발생하는 소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관련 시장 규모는 17조원으로 미국 코닝과 일본 아사히글라스, 일본전기초자 등이 과점하고 있다.
LG화학은 독일 쇼트사 기술을 도입해 2009년부터 관련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관계사인 LG디스플레이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세계 1위인 디스플레이용 편광판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도 사업 진출의 이유였다. 양산 시작과 함께 추가 증설을 통한 생산량 증대 계획을 내놓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생산성과 수율 등의 개선 속도가 기대를 밑돌며 어려움을 겪었다. 도입한 생산 기술이 경쟁사들에 비해 낙후돼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때 설비를 매각하는 방안까지 고려됐다. 5년간 추가 투자가 미뤄지게 된 이유다.
지난해 말 LG디스플레이에서 옮겨온 정철동 정보전자소재사업 본부장(사장)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정 본부장은 생산 안정화에 힘을 쏟아 수율과 생산성을 경쟁사 대비 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감가상각비용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이 올해 처음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불안한 구석도 있다. 하반기부터 LCD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유리기판 가격을 끌어내릴 우려가 높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OLED에는 유리기판이 LCD에 비해 절반만 들어간다. LG화학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유리기판 증설은 관계사인 LG디스플레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닝 등 주요 유리기판 생산업체들의 판매단가를 끌어내리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실적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지만 LG그룹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분야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본격적으로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들기를 바라지 않는 기존 업체들이 유리기판 판매 단가를 함부로 올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고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