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낙찰가율은 '고공행진'…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

지난달 전국 경매 평균 낙찰률과 응찰자 수가 지난 2년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2 부동산 대책 등 연이은 고강도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에 대한 관망세가 커지면서 경매 투자자들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격지표인 평균 낙찰가율은 수도권 주거시설과 지방 토지의 선전으로 아직 고점을 유지했다.

8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전국 법원경매 평균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37.8%를 기록해 전월(39.5%)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42.9%) 연고점을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2015년 12월(37.4%)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낙찰률이다.

경쟁률을 뜻하는 평균 응찰자 수도 낙찰률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10월 전국 평균 응찰자는 3.7명으로 전월대비 0.1명 감소했다.

지난 7월(4.2명)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며, 2016년 1월(3.7명)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이다.

지지옥션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시장 분위기가 관망세로 바뀌면서 경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자연스럽게 감소한 것이 경쟁률 및 낙찰률 지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량도 감소했다.

10월 전국 법원경매는 8천596건이 진행돼 3천251건이 낙찰됐다.

지난달에는 추석 연휴가 열흘로 길었던 만큼 경매도 많이 열리지 않아 진행건수가 전월 대비 500여건, 낙찰건수는 350여건 감소했다.

10월 낙찰건수는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였다.

다만 가격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75.5%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5월 78.7%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높은 낙찰가율이다.

지방광역시 주거시설 등이 일부 하락세를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상승했으며 건수가 많은 지방도 토지 낙찰가율이 전월대비 상승해 전체 낙찰가율 상승에 기여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10월 전국 경매 평균 낙찰률과 응찰자가 2년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2016년부터 이어지던 경매 투자 활황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심리의 하락은 자연스럽게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경쟁력 있는 물건 위주로 낙찰되면서 가격지표가 유지되고 있지만, 낙찰률과 경쟁률 지표가 본격 하락세이고 경매 시장에서 이런 부분이 체감되면 자연스럽게 낙찰가율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천연기념물인 '태안 신두리해안사구'가 경매에 나와 200억원대 고가에 낙찰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물건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산 305-1 임야 45만5천74㎡로, 천연기념물 제431호 태안 신두리해안사구 및 인근 도로 등이 포함됐다.

이 물건은 첫 번째 경매에서 감정가의 100%인 287억원에 채권자 측에 낙찰돼 10월 전국 경매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이 물건은 2순위 근저당권자인 토마토저축은행이 청구액 65억원에 경매를 신청했으며, 첫번째 경매에서 토마토저축은행 측이 낙찰받았다고 지지옥션은 밝혔다.
부동산 경매 투자심리 '냉랭'… 낙찰률·응찰자 수 석달째 하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