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 분양 중인 ‘두산 알프하임(2894가구·왼쪽 조감도)’ 아파트 부지는 20년 가까이 방치됐던 옛 서울리조트 자리다. 지역의 애물단지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바뀌면서 호평동 전체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장기간 방치된 땅들이 속속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부지와 대형마트 부지 등이 주거지로 탈바꿈하면서 주변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십수 년간 속 썩이던 땅의 '화려한 변신'
◆애물단지가 효자로

대우건설은 이달 서울 금천구 가산동 옛 한국세라믹기술원 부지에 오피스텔 ‘가산 센트럴 푸르지오시티’를 분양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은 2014년 말 경남 진주로 이전했다. 2013년 LG전자에 매각됐다가 올해 초 민간 시행사인 알파하우징에 팔렸다. 1454실(전용면적 17~35㎡) 규모의 대단지로 개발한다. 디지털산업단지 중심에 있고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이 가깝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남양주시 별내지구 S1 상업 11블록에 최고 40층 높이의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1100실·오른쪽 조감도)를 선보인다. 아파트와 구조가 같은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이다. 해당 부지는 별내지구 입주가 시작된 지 5년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했던 중심상업지구 내 대형마트 용도의 노른자 땅이다. 지하철 8호선 연장선(예정)·경춘선 별내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다.

롯데건설도 이달 경기 용인시 성북동 195의 2 일대에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2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빈 공터로 남아 있던 것을 롯데건설이 매입했다. 신분당선 성복역과 가까워 서울 강남까지 20분대에 닿을 수 있다.

신한종합건설은 다음달 경기 안양시 안양동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지에 복합단지 ‘안양 센트럴 헤센’을 선보인다. 2013년 경북 김천혁신도시 신청사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이전한 뒤 한동안 방치돼 있던 땅이다. 아파트 188가구(전용 59㎡)와 오피스텔 437실(전용 27~47㎡)로 구성한다. 지하철 1호선 안양역과 명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서희건설은 이달 대전 석봉동 483 일대(옛 쌍용양회공업 부지)에 지역주택조합 ‘금강 센트럴파크 서희스타힐스’를 일반분양한다. 총 835가구 중 186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모두 중소형(전용 59~84㎡)으로 구성되며 남향 위주로 설계해 인근 금강을 조망하기 좋다.

◆주변 지역 가치 동반상승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용산구 옛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 부지에 초고층 복합업무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제안서를 용산구청에 제출했다. 최고 48층 높이의 건물 5개 동을 지어 업무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서비스센터는 경기 고양으로 옮겨갔다. 지역 주민들은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대형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용도를 다한 기피시설이 재개발되면서 지역 가치가 높아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10년 육군 도하부대 부지에 들어선 주상복합단지는 서울 금천구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이곳엔 4400여 가구의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오피스, 대형마트, 경찰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골드파크 2차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4억8800만원이었는데 현재 6억2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싼 동네란 이미지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