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청와대 일정 바꾸면…" 트럼프 DMZ 방문 가능성 시사
청와대가 일정을 변경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수 있다는 뜻을 백악관이 내비쳤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다음달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등 아시아 순방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가능성에 대해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일본을 거쳐 7~8일 이틀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

이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국빈 방문하는데 캠프 험프리 미군기지에 초청받았다”며 “그들(청와대)이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게끔) 일정을 바꾸길 원하는지 계속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상 (DMZ와 캠프 험프리) 둘 다 방문하기는 어렵다”며 “우리는 캠프 험프리 방문을 제의받았고,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부 언론은 몇몇 이유를 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안전이 우리의 고려사항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반대하고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한·미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 일정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청와대 일부 외교 고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군사 충돌을 촉발할 가능성을 높이거나, 금융시장·평창동계올림픽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2박3일을 머무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하루만 묵는 데 대해 “(방문국마다) 체류시간을 공평하게 나눌 방법이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만 국회 연설을 한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하고 아주 특별한 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8일 오전 한국 국회에서 (양국의) 지속적인 동맹관계와 우정을 축하하고,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에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