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가경제 발전 위한 전략적 투자 늘려야"
“시장을 지배하는 공적연금은 민간 운용사와 다른 전략적 안목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사회책임(ESG)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미즈노 히로 일본 공적연금(GPIF)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24일 “일본 GPIF는 국가 경제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과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해 ESG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창립 1주년 포럼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서다.

ESG 투자란 환경·사회·기업지배 구조의 가치를 평가해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개념이다. 미즈노 CIO는 2015년 GPIF 기금 운용을 맡은 이후 유엔의 책임투자원칙(PRI)에 서명하는 등 ESG 투자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그는 국민연금도 한국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즈노 CIO는 “국민연금도 GPIF처럼 시장에 절대적 영향력을 주는 연기금인 만큼 단기수익보다는 국가 발전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 안목을 가져야 하는 국민연금 CIO가 짧은 기간 수차례 바뀐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했다.

세계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즈노 CIO는 “최근 글로벌 증시 활황은 기업 생산성 향상이 바탕이 된 것이어서 과거의 일본의 ‘거품’과는 다르다”면서도 “미국 등 선진국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해온 양적완화 조치가 끝나가고 있어 밝게 보기만은 어렵다”고 말했다. GPIF는 한국의 국민연금(NPS)과 비슷한 일본의 공적 연금이다. 운용 규모는 1조2000억달러(약 1300조원)로 전 세계 연기금 중 최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