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내맘대로 도시락' 밥 따로, 반찬 따로… 편의점 도시락 '밀리언셀러'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내맘대로 도시락’을 내놨다. 한 달 남짓 기간에 100만 개가 팔려 나갔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2만1000여 개에 달했다. 일반 도시락 대비 판매량이 40% 이상 많았다. 뷔페식으로 소비자가 ‘내맘대로’ 밥과 반찬을 고를 수 있게 한 게 비결이었다.

편의점 도시락은 그동안 비슷비슷했다. 흰밥에 반찬 3~5가지를 조합한 백반 형태였다. 도시락 메뉴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 형태를 벗어나진 못했다. 좁은 편의점 매장에선 많아야 15가지 정도의 도시락을 진열해 팔 수밖에 없었다.

 세븐일레븐 '내맘대로 도시락' 밥 따로, 반찬 따로… 편의점 도시락 '밀리언셀러'
세븐일레븐 경영진은 이 틀을 깨야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편의점 본사에서 도시락 반찬을 일방적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고를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처음엔 밥과 반찬 하나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상품 가격을 매기기도, 재고를 관리하기도 어려웠다. 우선은 밥을 고를 수 있게 종류를 다양화했다. 계열사 롯데푸드가 밥 제조를 맡았다. 밥 소믈리에가 참여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5종을 개발했다. 백미밥, 김치볶음밥, 카레볶음밥 등이다.

반찬은 어떻게 할지 쉽게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무한대로 가짓수를 늘릴 수는 없었다. 가장 많은 소비자가 찾는 반찬 2가지를 선별해 주 메뉴와 잘 어울리는 패키지 반찬 세트를 구성했다. 주 메뉴는 한식(제육볶음, 소불고기), 양식(함박스테이크), 안주(소시지 야채 볶음, 닭봉튀김) 등 3가지 콘셉트로 정했다. 이렇게만 해도 밥과 반찬으로 25개의 조합이 가능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반찬에서 김치는 뺐다. 김치는 편의점에서 따로 구입할 수도 있고, 집집마다 따로 보관하고 있다는 데 착안했다. 도시락 용기를 별도로 개발했다. 편의점에서 주로 쓰는 4구형 용기 대신, 3개 반찬을 담는 3구형 용기를 만들었다. 반찬을 풍성하게 담을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등 식품 매출 비중을 현재 약 10% 수준에서 5년 안에 20%까지 높일 계획이다.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2배 넘게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었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