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후변화
정당 간에 늘 이견이 있지만, 영국 주요 정당은 하나의 이슈만큼엔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바로 기후변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부사항에 대해선 의견 차이가 있지만, 영국이 석탄에서 가스, 원자력 및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한다.

지난 4월21일은 중요한 날이었다. 그날만큼은 석탄을 전혀 쓰지 않고 영국 전역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 영국은 2025년까지 모든 고탄소 방출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느 나라도 혼자서는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 파리기후변화협약 같은 국제협약이 필요하다. 한국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취한 조치들을 환영한다. 석탄발전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은 주목할 만하다.

녹색기후기금(GCF) 및 글로벌 녹색성장 이니셔티브(GGGI)와 같은 국제기구의 본거지인 한국은 오랫동안 국제협력 논의와 혁신의 중심이었다. 한덕수 전 총리가 이끄는 기후변화센터를 비롯해 영향력 있는 비정부기구(NGO)도 한국에 세워지고 있다.

닉 브릿지 영국 기후변화 특사가 이달 서울을 방문한다.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임자다. 필자가 방한 일정을 브리핑했을 때 그는 한국 방문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저탄소 부문은 현재 460억파운드의 가치가 있다. 23만8500여 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한다. 일자리는 제조, 연료 생산 및 유통부터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및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영국은 2020년까지 저탄소 전력 부문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으로 최대 25만 개 일자리를 지원한다. 이런 일자리 대부분은 고도로 숙련된 직원을 필요로 한다.

첨단 경제와 빠른 혁신 역량을 갖춘 한국은 저탄소 미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한·영 양국은 이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 한 가지 좋은 사례는 스코틀랜드 서부의 풍력 타워 제조공장에 대한 한국 CS윈드의 투자다. 필자도 작년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

또 하나는 핵폐기물이다. 한국은 노후 원전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데, 영국은 연료 재처리,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및 폐기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필자는 영국과 한국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찰스 헤이 < 주한 영국대사 enquiry.seoul@fco.gov.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