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해외 진출이 알려진 것과 달리 국내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장 해외 이전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켰다는 ‘산업공동화론’을 반박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2일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과 통계청이 주최한 ‘기업 데이터 비교분석 국제 학술대회’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국내 일자리 수 변화에 대한 실증분석’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논문은 2008~2013년 5399개 제조업체의 해외 진출과 국내 일자리·사업체 수 간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해외 진출 기업들이 국내에 공장 등 사업체를 새로 설립하고 일자리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외 진출 기업이 국내에 새로운 공장사업체를 설립할 확률은 국내에서만 사업하는 기업에 비해 평균 15.3% 높은 반면 공장사업체를 퇴출시킬 확률은 13%로 이보다 낮았다.

해외 진출 기업의 일자리 증가율 역시 국내 기업에 비해 2.4%포인트 높았다. 허 교수는 “기업의 해외 진출이 ‘일자리 순감소’로 이어졌다는 선진국 사례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진출 기업의 일자리 재배분율은 국내 기업에 비해 6.4%포인트나 더 높았다. 일자리 재배분은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없애는 구조조정을 얼마나 활발히 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