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일상 속에서 '차별화 포인트' 찾아라
영국 메트로뱅크는 2010년 첫 소매점을 연 뒤 6년도 채 되지 않아 세계적인 투자자들로부터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받았다. 메트로뱅크가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수십 년째 지속된 영국 은행들의 낡은 영업방식과 완전히 다른 방식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 은행들은 휴일이 잦기로 유명했으나 메트로뱅크는 1년 362일 영업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걸었다. 세계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 은행을 열기도 했다. 크레이그 도널드슨 메트로뱅크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은행들은 다들 똑같은 방식의 영업으로 경쟁하지만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영업할지 선택한다”며 “경쟁과 선택은 그 가치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경영전문지 ‘패스트 컴퍼니’의 창업자 윌리엄 테일러는 지난 수십 년간 비즈니스 최전선을 발로 뛰며 ‘성공한 리더와 최고의 혁신을 거둔 기업’을 취재했다. 그렇게 보고 들은 것을 《차별화의 천재들》에 담았다. 청소회사 SOL, 패스트푸드점 팰스서든서비스, 화학제품 제조업체 WD-40, 보건의료 단체 사우스센트럴재단 등 22개 기업 및 단체의 스토리가 담겼다. 저자는 “이들은 낡은 규칙과 틀을 깼다”며 “남들이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을 시도해 새로운 성공 공식을 써내려 갔다”고 설명한다.

장거리 버스 업체 메가버스는 불편하고 우울한 장거리 버스 이동을 재밌는 경험으로 만들었다. 먼저 버스 내외부 디자인을 화사하게 꾸며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좌석마다 전기 콘센트와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했다. 업계 최초로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예매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기존 대중교통 업체들과 달리 젊은 층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했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처럼 엄청난 혁신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라고 말한다. “가장 뛰어난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가장 다른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아주 평범한 일상 속에는 재밌고 놀라운 결과를 가져다주는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품어온 믿음과 방식, 신념과 철학을 새롭게 정의하고 재발견하는 곳에서 차별화가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