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연말부터 시행된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으로 올 상반기 담배 판매량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DB.
정부는 지난해 연말부터 시행된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으로 올 상반기 담배 판매량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DB.
올 상반기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소폭 줄었다.

그러나 2년 연속 반기 판매량이 17억갑을 넘어서면서 담뱃값 인상과 흡연 경고 그림 문구 부착 등 정부의 흡연 억제책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총 17억2000만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 줄었다.

지난해 12월23일부터 시행한 담뱃갑 흡연 경고 그림 부착이 판매량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흡연과 건강과의 상관 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시행한 흡연 경고그림 부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담뱃값 인상 이듬해인 지난해부터 다시 담배 판매량이 증가세인 점을 들어 담배 소비가 담뱃세 인상 이전으로 회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실제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20억4000만갑이었다가 담뱃값을 올린 2015년 상반기에는 14만6000만갑으로 28.43%나 떨어졌다.

하지만 판매량이 다시 늘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17억8000만갑, 올 상반기에는 17억1000만갑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봐도 ▲2014년 43억6000만갑 ▲2015년 33억3000만갑 ▲2016년 36만6000만갑으로 반등하는 추세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2014년 말 담배 사재기 현상과 담뱃값 인상 직후 심리적 저항 효과로 큰 폭의 판매량 하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와 같은 추세로 볼 때 몇 년 안에 담배 판매량이 담뱃세 인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한 흡연 경고 그림의 효과도 거의 희석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고 그림이 처음 등장한 지난해 12월에는 월 판매량이 2억9000만갑이었고, 전국적으로 확대된 올 2월에는 2억4000만갑이었다.

하지만 3월 이후 점차 늘어 4월엔 3억500만갑, 지난달에는 다시 3억1000만갑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담뱃값 경고 그림 부착, 금연구역 확대 등 적극적인 금연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외국의 사례 등을 볼 때 효과는 미지수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5년 전 담뱃값 경고 그림이 흡연율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0.08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