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독일의 고급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에 자율주행차용 카메라 시스템을 대량 공급한다.

LG전자는 29일 독일의 완성차 업체에 ‘차세대 ADAS(지능형 주행보조 시스템) 전방 모노 카메라’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자업계에는 계약 상대방이 벤츠이며 공급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최소 3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친 뒤 벤츠의 차세대 자동차에 탑재될 전방 카메라 모듈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LG전자가 벤츠와 같은 고급 자동차 브랜드에 자동차 카메라 부품을 대량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 부품 시장은 신차를 개발하는 데 3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리고 운전자의 안정성이 중요해 진입 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벤츠와 2014년 말부터 2년6개월여간 카메라 시스템에 대한 공동 개발을 해왔다. LG전자는 이번 입찰 과정에서 보쉬, 콘티넨탈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와 경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공급할 전방 카메라는 교통 정보를 수집해 운전자가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장치다. 전방의 다양한 물체를 감지해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제동장치를 구동하고 차선을 자동으로 유지하며 교통 표지판을 인식하는 등의 첨단 기능을 수행한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스마트폰과 가전분야에서 축적한 카메라와 영상 인식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기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LG전자의 차량용 카메라 시스템의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LG그룹의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