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커니와 한국경제신문사가 22일 공동 주최한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7’엔 참석자 12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8명이 앉을 수 있는 원탁 테이블마다 의자를 3~4개씩 추가로 배치했음에도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일부 참석자는 행사장 뒤편에 선 채로 강연을 들었다.

임직원과 함께 포럼에 참석한 이학성 LS 기술전략부문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보통신기술을 어떻게 융합시켜 혁신을 이뤄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며 “지멘스같이 혁신해 나가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사례를 접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을 찾은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도 “유한킴벌리 같은 생활용품 기업은 지금까지 전통적인 굴뚝산업이었지만 이제는 디지털 전환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판매와 제조 측면에서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포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포럼에는 기업에서 단체로 참석한 사례도 많았다.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에서는 10여 개 계열사에서 각각 70여 명의 담당자가 참석했다. GS그룹과 SK그룹 계열사에서도 각각 30여 명이 포럼장을 찾았다. 매일유업 스타벅스코리아 국민은행 미래에셋대우 등 단체로 임직원을 보낸 기업의 업종도 다양했다.

김용원 GS슈퍼마켓 대표는 “편의점만 보더라도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런 분야에 꾸준히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포럼에서 소개된 많은 정보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원 10여 명과 행사장을 찾은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도 “머스크 등 대형 선사들은 이미 블록체인을 물류 시스템에 도입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 블록체인 트렌드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 사례 창구에도 참석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선보인 얼굴 인식 프로그램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컴퓨터 내장 카메라로 사람 얼굴을 인식해 나이, 성별은 물론 현재의 기분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기술이다. 어도비 지멘스 등도 각각의 창구에서 참석자들에게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접목한 사례를 설명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대부분의 디지털 분야 강연은 ‘아마존의 등장으로 세상이 급변할 것’이라는 식의 공허한 콘텐츠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번 포럼에서는 삼성SDS, 지멘스의 발표와 같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김태호/박재원/이수빈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