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는 포탄을 탐지, 역추적해 적 화포 위치를 아군 포병부대에 알려주는 LIG넥스원의 ‘대포병탐지레이더-Ⅱ’.  LIG넥스원  제공
날아오는 포탄을 탐지, 역추적해 적 화포 위치를 아군 포병부대에 알려주는 LIG넥스원의 ‘대포병탐지레이더-Ⅱ’. LIG넥스원 제공
미사일 정비로 방위산업을 시작한 LIG넥스원은 정밀 유도무기와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등 육·해·공 전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각광받는 첨단 무기체계를 연구·개발·양산하는 종합방위산업체로 발돋움했다.

LIG넥스원이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과 개발한 최초의 국산 유도무기 ‘현무’를 시작으로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기술경영’ 철학 덕분이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이다. 전체 임직원 3200여 명 중 60%가 석·박사학위 소지자로 단일 방산기업으로서는 업계 최대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PGM(정밀유도무기)을 중심으로 C4ISR(지휘통신 정보체계 및 감시정찰) 등 방위산업 전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 전장의 개념이 ‘소모전·전격전’에서 네트워크 중심 작전환경에 바탕을 둔 ‘장거리 정밀교전’ 형태로 변화하고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밀유도 및 레이더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LIG넥스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LIG넥스원의 기술경영 성과는 ‘대포병탐지레이더-Ⅱ’와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전술함대지 유도탄’ 등 첨단 국산무기 개발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개발에 착수해 지난 4월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고 2018년부터 전력화가 진행될 예정인 대포병탐지레이더-Ⅱ는 성공적 국산무기 개발 사례로 꼽힌다. 적 화력 도발 시 날아오는 포탄을 탐지, 역추적해 적 화포 위치를 아군 포병부대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한 대화력전 수행체계의 핵심장비다.

기존에 운용하던 아서-K에 비해 탐지 범위와 작전 지속능력이 30~40% 증대됐다. 적진 깊숙이 위치한 장사정포까지 상시 탐지 및 추적이 가능한 것은 물론 다수 표적에 대한 동시 추적 능력도 2배 이상 향상됐다. 국산화율이 95%에 달해 신속하고 원활한 군수지원도 가능하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완료된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탐색기의 국산화 또한 국방기술품질원과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군의 협조 아래 진행된 연구개발 노력의 결실이다.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등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독자기술로 개발한 탐색기를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에 적용한 국가가 됐다. 신궁 수출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계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시장은 약 22억달러로 추산된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2007년부터 개발을 진행해 올해 5월 품질인증사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과 적 연안 근접 표적 및 지상의 주요 전술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수직형 전술함대지유도탄 등 LIG넥스원이 개발에 참여한 다수의 첨단 무기체계도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

올해 준공 예정인 ‘대전 R&D센터(대전하우스)’는 LIG넥스원의 기술경영 노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200억원을 투자한 대전하우스는 한국 국방과학의 본산인 대덕 국방과학연구소 인근에 들어선다.

LIG넥스원은 대전하우스 건립을 통해 주력 사업 분야인 유도무기체계 부문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향후 수출 확대에 대비한 생산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위성 분야 등 중장기 미래사업 시설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기존 판교·용인·구미 R&D센터와 함께 최첨단 기술개발 거점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