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은 지난 4월 경남 창원에 있는 인력개발원에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을 열고 다양한 상생경영 프로그램을 펼쳐나가기로 결의했다.  한화  제공
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은 지난 4월 경남 창원에 있는 인력개발원에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을 열고 다양한 상생경영 프로그램을 펼쳐나가기로 결의했다. 한화 제공
한화그룹의 상생 경영은 ‘함께 멀리’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0년 인천의 한 협력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며 “한화그룹 협력업체는 단순히 하도급업체가 아니라 가족이고 동반자이므로 서로 도와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그룹 각 계열사는 ‘함께 멀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 및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5월30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강화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불공정 거래 근절과 상생협력을 실천할 것을 결의했다. 1차 협력사의 2차 협력사에 대한 현급 지급을 의무화하는 등 ‘불공정 갑질’ 사전 차단에도 나섰다. 향후 신증설 공사와 관련해 1차 협력사와 도급계약 시 2차 협력사에 대한 현금 지급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현금흐름에 취약한 2차 협력사의 위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1차 협력사의 대출 이자 등 금융 비용은 한화케미칼이 부담한다. 동반성장 펀드, 협력사 환경안전컨설팅 등 상생 프로그램 대상도 2차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방산 및 화약 제조 계열사인 (주)한화는 대금 결제방식 개선, 환경 개선 지원, 복지 향상 등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매년 우수 협력업체 시상을 통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물품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한다. 협력사 연구개발 품목에는 연 950억원가량의 선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26개 우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원가, 생산, 품질관리, 연구개발 등 직무 관련 교육을 수강할 수 있도록 9000만원가량의 교육 바우처를 지원했다.

한화테크윈은 올해 협력사 금융지원 프로그램으로 6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 및 패밀리론을 조성했다. 2차 협력사를 위해서는 3억원의 기금을 추가로 출연해 경영컨설팅 및 혁신 활동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한화토탈은 동반성장 및 상생경영의 범위를 안전관리 영역까지 확대해 ‘협력사 안전관리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협력사를 선정할 때도 견적금액 최저가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견적금액에 안전평가 점수를 합산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작업자 수에 비례해 안전 담당자를 배치, 협력사 작업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 2월 국제표준인증기관인 DNV GL의 국제안전등급심사(ISRS) 평가에서 국내 최초로 8등급을 획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