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는 악질 범죄"…칼 빼든 검찰
죄가 없는 사람을 허위로 고소·고발하는 무고를 줄이기 위해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김수남 검찰총장(사진)은 2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난해 무고로 기소된 2014명 중 불과 5%만 구속되고 나머지는 불구속 기소되거나 약식명령이 청구됐다”며 “무고죄를 엄정하게 처벌해 무고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줄여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고죄만으로 기소된 1206명 중 집행유예는 387명(32%), 벌금형은 567명(47%)이었다. 징역형은 114명(11%)에 그쳤다. 징역형을 받더라도 평균 징역 6~8개월 수준이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이지만 실제 처벌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총장은 “무고는 사법질서를 교란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해 사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악질적인 범죄”라고 규정했다.

대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고소·고발된 인원은 74만여명이다. 고소·고발 사건 기소율은 20% 정도다. 연간 14만~15만여명 정도가 기소되는 셈이다.

김 총장은 “일본과 비교해 보면 고소·고발의 절대 수치가 한국이 60배 많고, 인구 10만명당 피고소·고발 인원은 150배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며 “고소·고발이 많다 보니 자연히 무고에 해당하는 허위 고소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조선시대에는 무고를 하면 그 사람이 무고한 범죄에 해당하는 수위로 처벌하는 반좌(反坐)제도가 있었다”며 “반좌제도의 취지를 살려 구형·구속 기준을 정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무엇으로 무고했는지 상관없이 대부분 1년 정도를 구형하는 실정”이라며 “살인을 무고했으면 살인죄의 중대성을, 강간을 무고했으면 강간죄의 중대성을 참작해 그에 상응하는 형을 구형하는 것이 (국민의) 법감정에 맞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