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가 여론조사 수치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일 이후 여론조사를 발표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전’을 앞둔 상황에서 ‘지지율 2위’ 자리가 막판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박지원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홍 후보의 선대위 정책특보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짜 여론조사 결과를 유포시킨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며 “수치 조작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하지도 않은 조사를 꾸며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홍 후보 캠프를 겨냥해 “홍 후보가 2등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보수를 속이고, 대구·경북(TK) 지역을 속인 것”이라며 “홍 후보는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선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역전하기도 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4월30일~5월1일 조사한 결과 홍 후보가 21.2% 지지를 받아 안 후보(19.4%)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와 리서치앤리서치가 같은 기간 시행한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20.2%로, 홍 후보(16.4%)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쫓기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안 후보와 홍 후보 지지율은 결국 ‘반문정서’를 기반으로 한다”며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이기지 못하니 야당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문 후보를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이어 “4월 말을 기점으로 TK 보수층이 움직이고, 반문정서가 강한 일부 중도 유권자 표가 홍 후보에게 쏠리면서 안 후보 낙폭보다 홍 후보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