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명문장수기업' 놓고 날선 신경전
중소기업계와 중견기업연합회가 ‘명문장수기업’ 선정 제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중견기업도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자 중견기업연합회는 26일 ‘2017년 제1차 명문장수기업 만들기 전략포럼’을 열고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 홍보에 나섰다. 그러자 같은 날 중소기업학회 산하 명문장수기업연구회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조찬포럼을 열고 “명문장수기업에 중견기업이 포함되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한 관계자는 “원래 중소기업학회 조찬포럼 주제는 다른 내용이었지만 급하게 바꾼 것으로 안다”며 “중소기업계가 이 제도의 주도권을 지키고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는 45년 이상 기업을 운영하면서 경제 및 사회적으로 기여도가 높은 업체를 선정해 홍보와 포상을 하는 제도로 지난해 신설됐다. 중소기업진흥법에 근거해 당초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지난해 11월 중견기업도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할 수 있는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오는 11월 중견기업 최초로 명문장수기업이 선정될 예정이다.

중견기업들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명문장수기업이 받는 혜택은 인증, 정부 포상, 마케팅 등으로 범위가 좁지만 앞으로 세제 혜택 조항도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계에서는 반대를 분명히 했다. 명문장수기업연구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남영호 건국대 교수는 “명문장수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기업으로 한정해야 하기 때문에 중견기업은 제도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중견기업을 명문장수기업에 포함시키려고 하는 것은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견기업을 포함하려면 가업승계의 세제 지원 대상이 되는 매출 3000억원 미만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조아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