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오른쪽)과 그의 부인 이방카 트럼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오른쪽)과 그의 부인 이방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가 오는 6~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이번주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리조트에서 만나게 된 것은 추이톈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와 쿠슈너가 함께 이뤄낸 결과다. 두 사람은 그간 활발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정과 회담 조건을 조율했다. 추이톈카이 대사가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 초안을 쿠슈너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쿠슈너와 추이톈카이 대사의 접촉은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NYT는 전했다. 2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이 그들의 첫 번째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통화 덕분에 충돌 직전이던 미·중 관계가 한결 누그러질 수 있었다.

쿠슈너의 영향력을 실감한 중국은 이 전화통화 이후 더욱 그에게 공을 들였다. 앞서 추이톈카이 대사는 쿠슈너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2월1일 주미 중국대사관에서 연 춘제(중국 설) 기념 만찬에 쿠슈너의 부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를 초청하기도 했다.

NYT는 국무부가 뒷전으로 밀려난 채 쿠슈너 개인을 통해 대중외교가 이뤄지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 제안은 쿠슈너를 거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게 전달돼 국무부 안에서 회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미·중 정상회담에 쿠슈너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틸러슨 장관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