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CIA, 커다란 문제 봉착…獨 함부르크 미영사관 '해킹기지'도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들을 외부에 유출하고 있다고 지목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전방위 도·감청을 한 문서와 파일들이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되면서 엄청난 문제에 직면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지적했다.

지난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정보요원이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했을 때 미 국가안보국(NSA)이 겪은 것 만큼이나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BBC는 전망했다.

위키리크스는 6일(현지시간) CIA 산하 '사이버 정보 센터'에서 작성한 8천761건의 문서와 파일을 공개했다.

문서와 파일에는 CIA가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한 '무기'들을 담고 있다.

삼성,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의 제품과 플랫폼을 이용해 도·감청을 한 것으로 나온다.

BBC는 "스노든의 폭로가 NSA에 큰 문제가 됐던 만큼이나 이번 폭로가 CIA가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몰래 다른 사람의 정보들을 빼내는 게 임무인 CIA가 내부 정보들을 스스로 지키지 못한 점은 CIA에는 곤욕스러운 대목이기도 하다.

또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미국 영사관이 CIA의 해킹기지로 사용된 것으로 나오면서 독일에서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이미 독일에선 NSA의 전방위 도청 및 사찰 사건과 관련해 독일 정보기관들이 공조한 의혹과 관련해 의회 조사와 대책 마련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는 등 논란이 있었던 터다.

물론 해킹 수단들이 드러남에 따라 정보 확보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CIA 내부의 우려도 예상된다.

아울러 BBC는 CIA 해킹을 둘러싸고 또 다른 의문들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키리크스가 수백만 건의 문서와 파일의 첫 공개분이라고 주장하면서 폭로한 이번 문서와 파일들에 따르면 CIA는 휴대전화나 스마트TV 등 소비자 제품을 겨냥한 해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서 '형평'으로 알려진 매우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즉, 정보기관이 휴대전화나 스마트TV 등에서 해킹에 취약한 점을 발견했을 때 이 부분을 정보 수집을 위해 그대로 놔둠으로써 얻는 이득과 제조업체에 이를 알려줌으로써 모든 이용자가 사이버보안 향상을 누리는 이득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개념이다.

정보기관이 취약점을 발견했다면 다른 해커들도 당연히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형평'이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BBC는 CIA 내부에서 위키리크스를 향한 분노가 생기고 위키리크스에 정보를 유출한 소스를 추적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키리크스는 전직 정부 해커나 계약자로부터 이들 문서와 파일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와 관련된 첩보들이 흘러나온 경위를 둘러싸고 대통령과 CIA 사이의 갈등이 심화한 와중에 CIA가 소스를 찾아야만 한다고 BBC는 지적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