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도시개발사업지구와 신도시에서 학교가 부족하거나 개교가 늦어져 민원이 제기되는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지난해 2300여가구가 입주한 경기 시흥 목감지구가 대표적이다. 당초 예정된 3개 학교 중 두 곳의 설립이 올해로 미뤄지면서 지난해 입주민은 도보로 30분가량 떨어진 학교에 자녀를 보내야 했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엔 당초 초등학교 5개, 중학교 2개, 고교 2개 등이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 초·중·고교 한 곳씩의 설립 자체가 불투명하다. 목감지구도 당초 예정된 중학교 한 곳과 고등학교 한 곳이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흥 은계지구도 초·중·고교 한 곳씩이 설립 승인을 얻기 힘들 전망이다. 학교 신설 인·허가와 예산 결정권을 쥔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 수 부족 등을 들어 학교 신설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도 운영 중인 중학교 한 곳을 증축하는 대신 신설 중학교 한 곳의 설립 계획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등학교 설립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산신도시입주자총연합회 관계자는 “3만2000가구에 9만여명을 수용하는 다산신도시에 중학교는 달랑 두 곳뿐”이라며 “과밀 학급, 긴 통학 시간 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초등학생의 적정 통학 거리는 1.5㎞ 이내로 도보 통학이 원칙”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학교 인접 단지 선호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