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이재명 3자구도…선거인단 규모 승부 변수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주 초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김부겸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의 3자 대결구도가 확정된 상태에서 경선 승부를 판가름할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으로 각 주자 간 경쟁이 가일층 격렬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선거인단 모집을 이르면 오는 13일부터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거인단 모집은 오는 13일이나 15일 사이에 시작한다"며 "컴퓨터 시스템은 갖춰놨는데, 서버와 통합 시스템을 연계해 오류가 나지 않도록 11∼12일 48시간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상 조기대선 일정이 불확실해지는게 아니냐는 관측과 관련,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결했는데 헌재가 그걸 인용 안 할만한 대의적 명분이 없다"며 "실무자들은 선거에 집중하고. 지역위원회와 의원들은 탄핵 인용을 위해 더 당력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과반 싹쓸이로 1차 투표에서 경선을 끝내려는 문 전 대표, 2위까지 진출하는 결선투표에서 대역전극을 꿈꾸는 안 지사와 이 시장 모두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먼저 문 전 대표는 선거인단 모집 시기에 맞춰 캠프도 발족하면서 기세를 몰아 경선 초기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10일께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내주 초에는 캠프를 발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면 캠프 없이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 전 대표로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를 해야 하는 만큼 지지자들이 최대한 선거인단에 합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지지자들이 많다는 평가가 있어 선거인단 모집에도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최근 탄핵안 기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내부에서는 캠프 발족이나 선거인단 모집보다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캠프 구성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며 "그러나 캠프가 없으면 선거인단 모집이나 후원회 발족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점을 강조해 일반 유권자들을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안 지사의 지지층이 당 밖에도 다수 포진했다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참여수를 늘려 '역전 스토리'를 쓰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한 온·오프라인으로 지지자들의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안 지사의 정책·비전을 알릴 청년자원봉사단 '청년크루'를 모집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에서 안 지사의 '목소리'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선 돌풍' 시발점인 호남에도 주목하고 있다.

안 지사는 오는 11일 원조 '노사모'의 인사들로 구성된 지지자 모임인 '안희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안지사)의 발대식에도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지사측 관계자는 "당내 세력으로 보면 문 전 대표에 뒤지고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라면서도 "민주당 경선이 대통령을 뽑는 본선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해 안 지사의 뜻과 비전에 동의하는 국민이 최대한 들어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난달 15일 출정한 지지모임인 '손가락 혁명군'을 기반으로 선거인단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오는 9일에는 비정규직과 해고노동자 등 일반인을 중심으로 하는 후원회를 출범한다는 예정이다.

'손가락 혁명군'은 지난해 9월 이 시장이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힌 이후 SNS를 기반으로 형성된 자발적 지지자들 모임이다.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스스로를 "언론이 차별하는 정치적 흙수저"라고 표현하며 "그러나 우리에겐 SNS가 있다.

언론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여기까지 기적을 만들어왔다"며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대세론' 속에서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지 못하고 있는 '샤이 이재명' 층이 많다고 보고, SNS 호응을 토대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당내 대선후보 선호도 2위로 올라선 안 지사가 최근 '대연정 발언 논란'으로 인해 호남 지역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역별 순회경선 첫 지역인 호남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선거인단 모집과 경선 전략,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유능한 진보'로서의 이 시장의 면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서혜림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