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종착역인 서울역 15번 출구 인근에서 외국인들이 여행 가방을 끌고 게스트하우스가 많은 서계·청파동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공항철도 종착역인 서울역 15번 출구 인근에서 외국인들이 여행 가방을 끌고 게스트하우스가 많은 서계·청파동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서울역을 잇는 공항철도 역세권이 뜨고 있다. 정차역인 서울역 공덕역 홍대입구역 역세권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숙박·쇼핑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호텔 게스트하우스 사후면세점 등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이 영향으로 이 일대 상가와 주거시설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서계·청파동 일대 게스트하우스 늘어

공항철도 종착역인 서울역은 외국인 관광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역사에 있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주말에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서울역점은 전국 지점 가운데 매출 1, 2위를 다툰다”며 “매출의 10~15%를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유일한 점포”라고 말했다.

서울역 15번 출구 앞 서계·청파동 노후 주택가에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도시민박업을 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공항철도를 타고 바로 올 수 있는 데다 서울역을 통해 전국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외국인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근 스타공인 김대익 실장은 “원래 살던 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던 사람도 새로 들어와 집을 전·월세로 빌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며 “그 덕에 노후 주택 공실이 줄고 전·월세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공덕역 주변 상권 팽창

공덕역 일대도 교통이 편리한 장점을 업고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거점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공덕역 일대는 서울 강북권의 대표 업무시설 밀집지역 중 하나다. 지하철 5·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 네 개 노선이 통과하는 데다 앞으로 신안산선까지 더해져 다섯 개 노선이 지나가게 된다. 서울 최대 지하철 환승역으로 떠오르면서 역 주변 크고 작은 부지에 업무빌딩, 오피스텔, 주상복합 아파트 등 다양한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호텔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2009년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마포와 마포역 쪽으로 자리한 서울가든호텔 외에도 지난해 신라스테이마포가 문을 열었다. 작년 12월 준공하고 현재 내부 리모델링 중인 복합쇼핑몰 효성해링턴스퀘어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지상 24층 건물에 호텔(378실), 예식장, 명품관, 식당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근 가나공인 김중호 대표는 “기존 유동인구에 외국인 관광객까지 가세하면서 상권이 팽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덕역 일대 오피스텔을 빌려 외국인 대상 민박업을 하는 20, 30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라 업무용이어서 숙박시설로 사용하면 위법이지만 상당수 개인사업자는 불법인지 모르고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덕역 7~9번 출입구와 접한 도화동 먹자골목 전용면적 33㎡ 점포 권리금은 4~5년 전 5000만원 수준에서 현재 7000만원 안팎으로 뛰었다.

◆동교동삼거리~합정역 사이 호텔 11곳

홍대입구역 인근은 서울의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 숙박촌으로 바뀌고 있다. 마포구청에 따르면 마포구에서 인허가를 받고 운영 중인 게스트하우스는 299곳이다. 대부분 서교·연남·동교·합정동 등 홍대상권 부근에 있다. 서울 전체 게스트하우스 892개(2016년 12월 말 기준)의 33.5%를 차지한다. 2012년 말 마포구 게스트하우스는 28곳에 불과했지만 3년 반 만에 10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지난해 연남·서교·동교·상수·합정동에서 새로 인허가를 받은 게스트하우스도 61곳에 달한다. 등록이 안 된 게스트하우스까지 고려하면 이 일대 게스트하우스 방은 3000실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호텔도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동교동삼거리에서 합정역(지하철 2·6호선)까지 이어지는 양화로 약 1.6㎞ 구간 양옆으로 호텔 11개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설지연/김형규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