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온전한 휴식
사람은 계속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적절히 쉬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재충전은 몸을 쉬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께 쉬어야 이뤄질 수 있다. 심리학에선 “휴식은 살아 있는 존재가 노여움 불안 공포 등의 느낌으로 인해 받는, 긴장이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휴식’이라는 한자어를 풀어 “나무에 기대앉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즉, 긴장과 불안 없이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을 때 휴식이 이뤄질 수 있다.

4일간의 설 연휴는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가족과 함께 편안한 대화를 나누며 쉬기에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긴 연휴를 마치고 나오는 아침 출근길이 결코 편안하지 않고 몸과 마음은 여전히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월요병’ 또는 ‘명절증후군’과 같은 육체적 피로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정신적으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상 속에서 우린 많은 걱정거리와 관심거리를 마주한다. 회사 업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연휴 기간이 끝난 뒤 처리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그 일을 하지 않고 집에 머물러 쉰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휴대폰을 통해 회사 이메일을 살펴 보고, 받은 이메일에 어떻게 답변할지 궁리하기도 한다. 각종 이동통신 도구가 일상화돼 있는 오늘날 일에서 떨어져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가정에서도 갑작스레 가족들과 긴 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대화 중에 무심코 던진 말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그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결국 문제는 몸은 쉬는 듯 있지만 마음은 여전한 긴장과 불안 속에 남아 있다는 데에 있다. 몸과 마음은 떼어놓을 수 없다. 그래서 마음이 편치 못하면 몸도 함께 불편해진다.

설 연휴를 마치고 출근하면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자면 마음부터 편안하게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소크라테스는 “한가로운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라고 했다. 때로는 휴식이 할 수 있는 가장 생산적인 일이라고도 한다. 어떻게 휴식을 취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나무에 편안하게 기대앉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그 기회를 즐기자.

박상일 <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 sipark@hmpla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