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LPGA 개막전' 접수할까
한국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9승을 합작했다. 사상 최다승 금자탑을 쌓아올린 2015년(15승)에 비해 6승이 부족하다. 세계 최강 K골프의 위상에 견주면 아쉬운 성적표다.

올해는 판도가 바뀔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박성현(24)의 가세, 박인비(29)의 복귀 등을 감안할 때 최다승 경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 가능성을 가늠해볼 첫 번째 무대가 27일 막을 올린다. 바하마의 파라다이스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열리는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이다.

한국 선수는 2015년(최나연)에 이어 지난해(김효주)에도 LPGA 개막전을 휩쓸었다. 올해까지 제패하면 3년 연속 개막전 축포다. 누구보다 디펜딩 챔피언인 김효주(22·롯데)의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지난겨울 태국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키웠다. 초반에 반짝한 뒤 사그라드는 ‘전강후약’ 경기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하루 10㎞를 꼬박 뛰면서도 체중을 3㎏ 넘게 불렸다. 줄었던 비거리가 10야드가량 다시 늘어났다. 자신감도 커졌다. 김효주는 지난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7시즌 개막전인 현대차중국여자오픈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올해는 최소한 2승 이상을 따내 뒷심이 없다는 오명을 털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2승을 수확한 김세영(24·미래에셋)도 우승 후보 중 하나다. 바하마는 김세영에게 특별한 곳이다. 2015년 그는 연장전에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꺾고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쇼트게임에 집중해온 김세영은 올해 메이저 우승을 포함해 3승 이상을 목표로 세운 만큼 초반부터 강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멤버로 활약한 양희영(28·PNS창호)은 2년여 만에 통산 3승에 도전한다. 양희영은 2015년 2월 혼다타일랜드 대회에서 2승째를 신고한 뒤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중고 신인’ 이정은(29)의 출격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5위로 통과해 올 시즌 전체 출전권을 따냈다. 4수 만에 LPGA에 입성한 만큼 한 샷 한 샷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10년 이상을 버틸 각오로 배수진을 쳤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이정은을 포함해 13명의 루키가 데뷔전을 치른다. 눈여겨볼 만한 선수는 하타오카 나사(일본)다. 올해 18세인 하타오카는 10대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공격적 성향, 대범함까지 갖춰 ‘천재 골퍼’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자주 비견되는 일본여자골프의 신성이다. 지난해 일본여자오픈에서 전인지(23)를 꺾고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통산 5승을 올린 베테랑 멀리사 리드(잉글랜드)와 넬리 코다(미국)도 신인왕 후보에 거론되는 강자들이다. 코다는 LPGA투어 4승의 강자 제시카 코다(미국)의 친동생이다. 에리야 쭈타누깐, 모리야 쭈타누깐 자매와 함께 올 시즌 LPGA투어에 흥미를 더할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