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하는 마지막 연설을 듣고 싶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고별연설' 입장권이 선착순 배포 2시간 30여 분 만에 매진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정치적 고향' 시카고의 대형 컨벤션센터 '맥코믹플레이스'에서 임기 8년을 마무리하는 고별연설을 할 계획이며, 행사 주최 측은 이에 앞선 7일 입장권을 1인 1매 선착순 무료 배포했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지지자들은 오전 8시부터 배포되는 입장권을 받기 위해 동트기 전인 새벽 4시부터 맥코믹플레이스 안에 긴 줄을 늘어섰다.

해가 뜨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 줄은 건물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시카고 기온은 -16℃. 게다가 미시간호변에 자리한 맥코믹플레이스 주변에는 강한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를 더 떨어뜨렸다.

시카고 트리뷴은 "두꺼운 외투에 털모자를 쓴 사람들은 목도리로 온 얼굴을 감싸고 서로 몸을 끌어안으며 추위를 달랬다"며 "그러나 밝은 표정들이었다"고 전했다.

시카고 경찰은 입장권 배포가 시작되기도 전인 오전 7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 도착해도 표를 받기 힘들다"며 "혹한에 나와 헛고생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맥코믹플레이스 측은 오전 10시 45분 티켓 배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트리뷴은 "입장권을 받으려는 이들 대다수가 학생과 청년들이었다"며 "일부는 책가방을 메고 있었다"고 전했다.

젊은 부부가 어린 자녀를 '중무장' 시켜 데리고 나온 모습도 보였고, 중년의 부부가 담요를 나눠 덮고 서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맥코믹플레이스 건물 밖에서 2시간을 떨며 기다리다 겨우 실내로 진입했다는 로라 캐브럴(25)은 "유색인종, 민주당 지지자로서 8년 전 오바마의 '희망' 메시지에 크게 고무됐다"며 "오바마의 연설을 들으며 새 힘을 얻고 싶다"고 기대했다.

타니카 사이크스는 "역사의 증인이 되고 싶어 표를 구하러 나왔다"면서 "시카고가 배출한 대통령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하는 마지막 연설을 꼭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벼룩시장 '크레이그리스트'(Craiglist) 등에서 벌써 고별연설 입장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최고 2장당 5천 달러(약 600만 원)를 호가한다"고 전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