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4일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 지역적 기반인 호남 지역색을 더욱 부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호남 중심당은 우리당의 자랑스러운 이름"이라며 "호남의 지지가 약화하는 것이 걱정할 일이지 호남의 지지를 강력하게 받는다는 것은 자랑스럽고도 명예로운 일이다.

앞으로 당은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先) 자강의 출발점은 호남중심당이라는 것을 자부하라, 민주화의 성지인 호남이 가장 지지하는 정당이 국민장이라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이것을 당 지도부부터 확실하게 정립하라는 것"이라며 "호남중심당을 전면에 내세울 것을 토론해서 정하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우리당 유력후보이자 자산인 안철수 전 대표의 이른바 '칩거사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철학, 국민만 보고 가는 국민의당이 될 때 위기에서 탈출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이같은 개혁 전선에 안 전 대표도 복귀해서 당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적 동지인 김성식 의원이 호남 출신 중진인 주승용 의원에 큰 표 차로 패배한 것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와 호남 지역 의원들 간의 갈등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권 불출마 선언 후 대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정 의원이 의도적으로 안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의원은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소속으로 대선 본선을 치른 것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 등 화려한 경력을 갖춘 거물급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19대 총선과 2015년 4·29 재보선에서 각각 서울 강남을과 관악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고 지역구도 고향인 전주병으로 바꾼 끝에 결국 여의도 귀환에 성공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박수윤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