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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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의 강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달러의 기세를 누그러뜨릴 것이란 기대가 많았지만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면서 오히려 강세에 힘을 실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 유럽경제 불확실성 등의 요인에 달러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36% 오른 103.140으로 마감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3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상향된 점도표를 내놓으면서 달러화 가치는 급등했다. 장중 한 때 103.56까지 오르며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초 시장은 점도표 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FOMC 이후 달러 강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체제가 저금리 부작용을 언급한다면 Fed가 제시한 3회 이상의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도 달러 강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악화되고 있는 유럽의 경제환경이나 남유럽 국가들의 부실 문제, 이민·테러 등의 사회적 문제 등이 내년에도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으며 이 때마다 달러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유럽 불확실성 등이 크게 부각되면 달러는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주요국과의 금리·성장률 격차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달러 강세 기조가 연장될 것"이라며 "Fed가 기조를 긴축으로 선회하면서 단기적으로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및 자금유출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상수지 적자 축소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강세를 이대로 두고 보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입으로는 '강달러'를 외치지만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약달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무역구조상 경상적자 축소를 위해 수입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수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적자를 줄여야 하는데 달러 강세는 미국 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트럼프가 달러를 누르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기에 경상적자 규모가 줄어든 사례는 없다"며 "미국 제조업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달러 약세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FOMC는 전반적인 성향이 올해에 비해 완화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적인 달러화 강세가 진전될 개연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도 "지난해에도 Fed가 연간 4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결국 1차례 인상에 그쳤다"며 "옐런 의장과 Fed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강조한 만큼 점도표 상향조정으로 인한 충격은 단기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