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주요 신도시·택지지구 분양권 시장이 얼어붙었다. 일각에서 기대했던 기존 분양권에 대한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는커녕 시장 전반으로 침체 기류가 확산된 분위기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는 수서발 고속철도(SRT)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 상반기부터 투자자가 몰렸다. 정작 SRT가 지난 9일 개통된 이후에는 분양권 거래가 잠잠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3주 전부터는 아예 사겠다는 문의가 사라졌고, 급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는다”며 “대책 발표 이후 분양권 프리미엄이 최소 1000만~2000만원은 떨어졌지만 매수자는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역시 웃돈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중대형 주택형은 호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대책 발표 전보다 평균 10% 이상 떨어졌지만 매수 대기자는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달 들어선 하루종일 사무실에 나와 있어도 문의전화 한 통 없는 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 역시 중소형 주택형의 분양권 호가가 평균 1000만~2000만원 내렸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입주를 앞둔 분양권 소유자들은 잔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존에 살던 주택을 팔고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분양권을 비싸게 팔고 나가려던 사람들도 잔금 연체 이자를 물게 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내 B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안 되다 보니 입주할 사람도, 팔고 나갈 사람도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며 “현재 입주 단지에서 분양권 매물을 내놓은 사람의 절반 정도가 잔금 마련을 위해 전월세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권 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