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탄핵처리 의사봉 두드려야
대표적 인물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다. 추 대표는 2004년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으로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데 이어 이번엔 야당 대표로 대통령 탄핵안 처리에 나서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추 대표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함께 2004년 3월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공동 발의해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민주당이 탄핵 역풍을 맞으며 호남에서 ‘삼보일배’ 등 참회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추 대표는 “당시 탄핵에 찬성한 것은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둔 마지막 유세에서 자신의 뒤를 이을 정치인으로 추 대표와 함께 언급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정반대 입장을 맞았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장(현 당 대표)으로 탄핵을 결사반대했고 탄핵이 가결되자 끝내 눈물을 흘렸던 터였다. 이번엔 2004년 당시 반대편에 섰던 추 대표와 함께 탄핵안 처리에 앞장서고 있다.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던 정세균 국회의장 역시 가장 강력한 탄핵 반대파 의원 중 한 명이었다. 탄핵안 처리를 막기 위해 김부겸 의원과 함께 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사봉을 든 채 농성을 벌였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탄핵 의결을 위한 의사봉을 두드려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