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엊그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자문할 ‘전략정책포럼’을 조직했다. 이 포럼은 매달 한 번씩 트럼프와 만나 고용정책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개혁 등 미국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대통령 경제자문 성격의 회의다. 기업들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사항이나 정책 제안도 직접 전하는 장이다. 이 회의가 트럼프 시대의 최고 경제정책 의사결정기구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무엇보다 이 포럼의 멤버 16명은 대부분 현직 기업인과 전직 기업인으로 구성된 게 특색이다. GM의 메리 배라, IBM의 지니 로메티, 월 마트의 더그 맥밀런 등과 GE의 잭 웰치 전 회장 등이 포함됐다. 전 Fed 이사이던 케빈 월시도 이 멤버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 멤버에 현직이나 전직 교수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로 낙점된 인사나 거론되는 인물 중에도 대학교수를 찾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트럼프 캠프에서 열심히 활동한 교수 자체가 거의 없다. 피터 나바로 캘리포니아대 교수 정도가 고작이다. 화려한 교수자문단을 편성했던 클린턴 진영과는 정반대다. 오바마도 교수 출신에 많이 의존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벤 버냉키 전 Fed 의장, 재닛 옐런 등도 교수 출신이다. 앨런 크루거, 크리스티나 로머 교수 등이 모두 오바마 경제 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무엇보다 교수들의 민주당 지지율은 공화당 지지율의 11.5배다. 역사학 전공 교수는 30배를 넘는다. 미국 교수들의 민주당 편향은 이미 고착화됐다.

트럼프는 교수 사회의 현실과 폐단을 잘 안다. 교수 사회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가의 실질적인 일을 꾸려가기 위해선 기업인의 목소리가 필요하지 교수들의 목소리는 필요하지 않다는 게 트럼프의 생각이다. 한국에선 선거철을 맞아 다시 폴리페서들이 각 캠프를 두드리고 있다. 문재인 캠프엔 1000명 이상의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교수단이 정치를 좌우할 정도다. 대학가가 시끄러운 것은 그 탓도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