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 승리한 것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의 저명 국제전략 전문가로 예비역 중국군 소장인 진이난(金一南) 전 중국국방대 전략연구소 소장은 18일 홍콩에서 열린 강연에서 단기적으로 미·중 관계가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트럼프 집권 아래서 미·중 관계가 클린턴 후보의 집권보다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진 전 소장은 일본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가 미국에 아시아 내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하라고 촉구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내치에 중점을 두며 국제 정세 개입을 덜 좋아할 것이므로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군사적 압력을 덜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태 지역 내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안보를 감당할 수 있다며 미국의 개입 약화가 아태 지역 내 안보 공백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친미 행보를 보인 싱가포르와 관련, "일반적으로 약소국들이 생존을 위해 대국과 절충해야 하지만, 이것이 특정 국가를 완전하게 편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런 전략이 내년에 바뀔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고문들이 미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불참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 이후 중국이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더 원활하게 진행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더 많은 경제적 압력을 가하겠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사회 통합을위해 경제 발전에 더 신경 쓸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협력 통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세계화에 반대한다고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지만, 그의 기조가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이는 일종의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문제와 관련, 중국이 홍콩에 대해 충분한 인내와 특혜를 보였다며 홍콩이 이미 누린 것보다 나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에서 친(親)중국적 내용을 강조한 국민교육 과목 도입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5년 전부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앞으로 '일국' 부분이 더 강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텅쉰(騰迅·텐센트) 회장은 전날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열린 제3회 세계인터넷대회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 일부 기여한 미국 소셜미디어 내 가짜뉴스의 확산이 국제 사회에 경보음을 울렸다"며 가짜뉴스에 대한 단속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SCMP가 전했다.

마 회장은 텅쉰이 자사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과 함께 올해 허위 정보나 루머 신고를 받은 후 1천700만 개의 불평을 처리했다며 지난 2∼3년간 많은 어린이와 노인이 이용자가 됐지만, 일부가 진위를 구분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안과 사회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