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단위 여론조사서 힐러리 2∼8% 앞서, 선거인단은 46명 차이로 좁혀져
힐러리·오바마·샌더스 vs 트럼프·크루즈·멜라니아 유세 총력대결
英언론 "끝난 것처럼 보였던 대선판 다시 조마조마해진 상황"


닷새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3일(현지시간) 예측불허의 혼전으로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대세론에 올라타며 가뿐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레이스에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라는 '10월의 폭탄'이 던져지면서 판세가 돌연 격류에 휘말렸다.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과 잇단 성추행 의혹 등에 질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유보해온 공화당 지지자들이 마음을 바꾸는 게 여론조사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오바마케어' 건강보험료의 22% 급등이라는 악재까지 터져 클린턴으로서는 위기에 몰렸다.

다만 아직 전국 여론조사나 대선후보를 결정짓는 선거인단 승부에서 다소나마 클린턴이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유동적인 흐름이다.

양측은 전국을 누비며 투표참여와 지지를 호소하는 그야말로 총력전에 들어갔다.

◇ 전국 여론조사는 클린턴이 2∼8%p 앞서…뉴햄프셔 첫 트럼프 역전 = 5일 남겨둔 이날 공개된 뉴욕타임스와 CBS의 전국단위 공동조사에서 클린턴은 45%, 트럼프는 42%로 각각 나타났다.

오차범위인 ±3%에 들어간 것이어서 사실상 백중세다.

10월28일∼11월1일 실시된 조사대상자 1천333명 가운데 20%가 이미 조기 투표를 했고, 10% 정도가 여전히 선택을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이날 공개한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7%의 지지율로 45%인 트럼프를 2%포인트 앞섰다.

주목되는 것은 지금까지 클린턴이 줄곧 앞서왔거나 경합으로 분류되던 격전지 뉴햄프셔에서 처음으로 트럼프가 40%, 클린턴이 39%로 트럼프가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WBUR 라디오의 지난달 중순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3%포인트 앞섰다.

덴버대학 조사에서는 경합지인 콜로라도는 39%로 동률이었다.

전통적 공화당 주인 콜로라도는 2008년과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했던 곳이다.

◇ 승부 열쇠 진 선거인단 조사도 클린턴 ↓ 트럼프 ↑= 버지니아 대학 래리 새버토 교수가 운영하는 '새버토 크리스털볼'은 클린턴이 선거인단 293명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 승리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과반(270명 이상)을 넘어서는 것이지만, 지난달 예측치인 352명에서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이날 현재 선거인단 예측치를 클린턴 226명, 트럼프 180명으로 집계했다.

◇ 클린턴 vs 트럼프 캠프 총출격 경합지 누벼 = 클린턴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와 위스콘신에서 유세한다.

그는 전날 네바다와 애리조나 유세에서 "나와서 투표해달라. 11월8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지지층의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클린턴 캠프에서는 팀 케인 부통령 러닝메이트가 애리조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플로리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오하이오 등을 돌며 막판 득표활동을 벌인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돈다.

그는 전날 "백악관을 되찾을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촉구한 뒤 "이틀만 더 달라. 전국 각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가 이날 펜실베이니아로 가는 데 이어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가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펜실베이니아로 가 지지연설을 한다.

또 트럼프와 각을 세웠던 경선 경쟁자 테드 크루즈도 처음으로 펜스와 함께 아이오와, 미시간에 가 지지연설을 한다.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는 "클린턴의 우세가 대선을 1주일도 남겨두지 않고 약해졌다"며 "클린턴이 여전히 유리하기는 하지만 거의 끝난 것처럼 보였던 경쟁이 다시 한 번 조마조마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주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밝히면서 클린턴이 잠재적으로 확보한 선거인단이 크게 줄었다'며 "흑인의 조기투표율이 떨어진 것도 클린턴에게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