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땐 고정관념 버리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창업 멘토’들이 서울대를 찾았다. 학생들에게 창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기업가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서울대가 주최한 ‘SNU 학생 창업 심포지엄’ 강연을 위해서다.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행사가 열린 서울대 공대 강의실은 창업을 꿈꾸는 200여명의 학생으로 가득 찼다.

메디슨을 창업한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왼쪽)을 비롯해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가운데), 피부미백 화장품인 CC크림의 개발자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오른쪽), 고영하 벤처포럼 회장, 이정철 인탑스 전무 등 다섯 명의 창업가들이 자신의 창업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강연자들은 예비 창업가에게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 것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사고에 어떤 경계도 두지 말라”고 입을 뗐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81학번인 그는 “무엇은 어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했다. 손 회장은 “2000년 메가스터디를 창업했을 때만 해도 온라인 강의로는 학생들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편견이 있었다”며 “모두가 강의 시간을 15~20분으로 자르라고 할 때 우리는 60~100분간 이뤄지는 현장 강의 그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 편견을 깬 것이 창업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 역시 “창업가는 돌연변이가 돼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다른 이와 차별화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할 때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창업하기 전에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김 이사장은 “창업할 때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에 대한 정의 없이 무작정 뛰어들면 한 번의 실패에도 좌절하게 된다”며 “좋은 아이템을 찾는 것만큼이나 ‘내가 왜 창업을 하는가’에 대한 뚜렷한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수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일부 고소득층 학생의 전유물이었던 대치동 강의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노하우도 공유했다. 이 이사장은 “어떤 기술도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진부해진다”며 “얼마나 빨리 실패하고 학습해 혁신을 계속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잘하는 것이 여러 가지라도 최소 자본과 핵심 역량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가벼운 창업’을 반복하다 보면 오히려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젊을 때 자기만의 멘토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쑥스러워하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사람을 만나고 배우라”고 조언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