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벌레' VS '레슬마니아'…2차 타운홀 토론 승부처
관건은 '막말 공격 피하기'와 '밑천 안 드러내기'


미국 대선의 향배를 가를 최대 분수령인 대선후보 TV토론은 중간광고 없이 90분 동안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첫 결전을 시작으로 다음 달 9일과 19일, 총 3라운드에서 사실상 백악관 차기 주인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 라운드는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기준)에 공이 울린다.

1차 토론은 뉴욕 주 헴프스테드 소재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다.

NBC방송 심야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의 사회로 진행되며, 방청권은 이 대학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우선 배포됐고, 나머지는 신청자 중에서 추첨을 통해 주어진다.

ABC, NBC, CBS, 폭스, CNN, MSNBC 등 TV채널은 물론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1억 명 넘는 시청자가 두 후보의 토론을 지켜볼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예상이다.

이는 4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가 맞붙은 1차 TV토론의 시청자 6천700만 명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첫 토론은 ▲미국이 나아갈 방향 ▲미국의 안보 ▲번영 확보 방안 등 3대 주제 아래 6개 분야에 걸쳐 진행되며, 분야별로 15분이 배정된다.

토론 주제는 관례에 따라 사회자인 홀트가 선정했다.

두 후보는 분야별로 사회자의 공통질문에 각각 2분 동안 답변한 후 남은 시간에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게 된다.

토론 주제가 주로 사회·경제·안보 등 미 국내 이슈로 집중됐으나, 이 과정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국과 밀접한 소재도 화제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9일 열릴 2차 토론은 1차와 달리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펼쳐져 더욱 뜨거운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이 호스트다.

질문의 절반은 공동진행자인 ABC 대기자 마사 래대츠와 CNN 앵커 앤더슨 쿠퍼가, 나머지 절반은 현장의 시민 패널이 직접 후보에게 한다.

시민 패널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중립' 유권자 중에서 갤럽이 선정한다.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대학에서 다음 달 19일 열리는 3차 토론은 1차 토론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러스가 사회를 맡는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지금까지 몇 명의 대역을 동원해가며 수차례 리허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진영의 대선토론팀은 비디오 분석을 통해 상대후보를 철저히 분석했다.

특히 허점을 찌르기 위해 당황할 때 나타나는 몸짓과 표정, 어투 변화를 꼼꼼히 파악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과 트럼프의 대결을 '공부벌레'(클린턴)와 '레슬마니아'(트럼프)의 대결이라고 적었고,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 켈리엔 콘웨이는 "준비된 원고를 읽는 통계학자(클린턴)와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인물(트럼프)의 대결"이 될 걸로 봤다.

클린턴은 대통령 부인과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 20년 가까이 공직을 지냈다.

풍부한 국정 경험에서 나오는 현안에 대한 자신감을 앞세워 토론을 주도할 계획이다.

트럼프의 예측할 수 없는 공격적인 태도에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의 점수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웃 할머니'같은 고루함이 약점이다.

트럼프의 최대 강점은 'TV 달인'이라는 점이다.

오랜 기간 리얼리티쇼 진행자를 지냈을 만큼 시청자의 마음을 뺏는 재간이 있다.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빔보(속 빈 여자)' 등 막말과 욕설까지 동원하며 스타로 떠오른 그다.

그러나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현안에 대한 지식이 얕아 90분 1대1 토론에서 쉽게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건 취약점으로 꼽힌다.

대통령 자질 부족 시비를 어떻게 막느냐가 그의 최대 승부처다.

한편 1차와 2차 토론의 중간인 다음 달 4일에는 두 후보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인 민주당 팀 케인과 공화당 마이크 펜스가 토론 무대에 올라 자질 대결을 벌인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