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리콜 결정으로 3분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이는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5일 오전 10시19분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6000원(0.38%) 상승한 16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를 고려하면 양호한 주가 흐름이다.

지난 2일 삼성전자는 발화 논란에 휩싸였던 갤럭시노트7 전량을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인은 특정업체의 배터리 결함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센터에 신고접수된 물량 35대를 고려하면 현재 100만대 중 24대 꼴로 문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리콜 규모는 지난달 19일 출시된 이후 국내와 미국, 영국 등 10개국에서 판매된 250만대다.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다른 기종 교환이나 환불도 가능하다.

이번 사태에 따라 단기적인 손실은 불가피하다. 신한금융투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로 인한 삼성전자의 손실 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8조4600억원에서 7조500억원, IM(IT·모바일) 부문 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9900억원에서 2조4900억원으로 내려잡았다.

3분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리콜 관련 손실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갤럭시노트7 폭발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 이후 고점 대비 5.3% 하락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동향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업황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삼성전자 주가를 사상 최고가에 올려놨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판매가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메모리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며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감액으로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이는 매수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경쟁력 회복과 3D 낸드(NAND) 및 OLED사업에서의 이익증가 추세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익 모멘텀(성장 동력) 회복에 따른 주가 회복이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리콜 결정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리콜 결정으로 품질 논란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완화시키고 추락하고 있던 신뢰도를 제고시킬 수 있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소 연구원도 "만약 배터리 교체 결정을 내놓았다면 소비자 불안이 가중돼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었다"며 "갤럭시노트7뿐만 아니라 차세대 주력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가치는 영업이익과 주주환원정책보다도 소비자의 신뢰라는 무형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