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우조선해양 경영난으로 매각이 무산된 마곡산업단지 부지를 필지별로 쪼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지가 크고 가격이 비싸 입주 희망 업체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오는 16일까지 마곡산업단지 12개 필지(6만1232㎡)를 대상으로 입주 희망 업체들의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고 있다. 9일까지 부지를 사겠다고 나선 매수자는 없다. 접수 마감까지 1주일 남았지만 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가 워낙 큰 데다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이 선뜻 나서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지는 마곡지구 안에서도 금싸라기 땅으로 꼽힌다. 마곡지구 전체의 약 8%에 해당하며, 단일 기업 용지로는 LG그룹(17만6707㎡)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총 매각금액은 약 2000억원이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이 부지에 6030억원을 들여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이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지난 5월 마감한 1차 공고에서는 단 한 곳이 1개 필지에 대해서만 사업계획서를 냈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어진 2차 공고에서는 처분 일정을 단축시키기 위해 일괄 매각과 3개 블록으로 쪼개 매각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서울시는 사업자 선정 우선순위를 △전체 부지 일괄 매입 △블록별 매입 △복수의 필지 순으로 두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