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우)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우)
지난 4월 신세계-이마트 주식 교환으로 선의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신세계가(家) 남매의 대조적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 연합뉴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 연합뉴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모친인 이명희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부문을 맡게 된 정유경(44) 사장은 모친을 빼 닮은 은둔형 경영 스타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정 사장은 총괄사장으로 승진하기 이전에는 물론이고 총괄사장이 된 뒤에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정 사장은 매일 정상적으로 출근해 임원들로부터 보고도 받고 업무지시도 내리는 등 통상적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며 "다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의 사생활이나 외부 활동, 경영 철학 등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정 사장의 이런 행보는 모친인 이 회장의 과거 경영 스타일과 쏙 빼 닮은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

재계의 대표적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이 회장은 과거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던 때에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

1984년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개장 당시 부친인 고(故) 이병철 회장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이 회장은 이후 23년 동안이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007년 3월 신세계 본점 개보수 개장 행사 때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평소 모친을 가장 존경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정 사장은 가장 닮고 싶은 인물로도 이 회장을 꼽아 그가 과연 모친이 일군 신세계그룹의 경영권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정 사장의 은둔형 경영 스타일은 재계의 대표적 유명 인사로 알려진 오빠 정용진(48) 부회장과 대조적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인기 연예인과의 결혼과 이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 부회장은 누이와 달리, 틈만 나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회견을 하고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도 열성적이어서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한몸에 모으고 있다.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일상생활의 소소한 면까지 공개할 뿐 아니라 회사의 신상품 개발이나 신규사업 계획과 관련한 내용도 종종 소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남매가 스타일이 상반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건 아니다"면서 "정 부회장이 재혼하기 전 자녀 학교 행사에 어머니를 대신해 고모인 정 사장이 참석하는 등 일반적 재벌가 분위기와는 달리 사이가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