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영향 분석 보고서…"글로벌 정책공조로 빠른 회복 가능"

한국거래소는 유럽연합(EU) 중심의 글로벌 정책 공조와 한국의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여건)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의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27일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브렉시트 관련 증시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증시는 브렉시트 이슈가 본격화된 지난 13∼23일 1.5% 하락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 증시는 영국의 EU 잔류 기대감이 반영돼 각각 0.5%와 3∼4%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거래소는 "우리 증시는 브렉시트 우려를 선반영했다"며 "초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국내 증시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장중 한때 1,892.75까지 밀리며 4%대의 급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의 일부를 만회했다.

국내 증시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로 장부가 수준을 밑도는 것도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미국 증시 PBR는 2.8배, 영국은 1.8배, 일본은 1.5배 수준이다.

24일(미국시간) 미국 증시의 낙폭(-3.4%)은 2000년 4월17일 정보기술(IT) 버블(-5.7%), 2001년 9월11일 9·11 테러(-7.1%), 2011년 8월8일 신용등급 강등(-5.6%) 당시와 비교하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 거래소의 분석이다.

유럽 증시는 초반 10%대 급락하다가 중반 이후 3∼4%포인트가량 낙폭을 만회하며 마감했다.

영국 증시는 3.2% 하락에 그쳤다.

거래소는 "패닉 현상이 위기 진앙지인 유럽 국가로 제한되는 양상"이라며 미국과 아시아 등 신흥국은 낙폭이 3% 내외로 브렉시트 확정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브렉시트 결정은 경제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문제인 만큼 정치적인 경로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리먼 사태나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와는 달리 실체적인 리스크(위험)는 없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EU 중심의 글로벌 정책 공조로 세계 금융시장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영국은 지난 주말 405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추진하기로 하고, 미국 연준은 주요국과 통화 스와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시장 안정화 노력에 집중했다.

거래소는 브렉시트가 우리나라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교역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영국으로의 수출액은 74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5천267억 달러)의 1.4% 수준이었다.

거래소는 또 "올해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14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증시 상황이 의외로 빠르게 이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거래소는 지난 24일 최경수 이사장 주재로 시장운영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기로 한데 이어 주말에도 브렉시트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자본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