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다음 대국 상대가 세계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으로 결정됐다는 보도에 대해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했다.

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커 9단은 전날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어떤 보도가 나왔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신은 알파고와의 대국이 예정돼 있다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도 이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인터넷 루머와 달리 우리는 아직 알파고의 다음 대전 상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결정이 되면 여기(트위터)를 통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5일 양쥔안(楊俊安) 중국 국가체육총국 바둑운동관리센터 서기를 인용, 중국 바둑협회와 구글 알파고 팀이 접촉해 커제-알파고 간의 대국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했다.

국제바둑연맹 사무총장이기도 한 그는 "돌발 사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인간과 로봇 간 최후의 대결'이 연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시간과 대회 장소 등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의 세기의 대국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커 9단과 알파고 간의 대국 장면을 기대하는 중국 내 여론도 고조됐다.

커 9단은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 "나는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기계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강하지만 일부 계산 과정 등에서 허점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